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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름

또 한 해가 저문다! / 山生 김종명 또 한 해가 저문다! 눈뜨고 눈감으면 하루가 가고, 해 뜨고 해지면 또 하루가 간다. 흐르는 것은 물뿐이라 여겼지만, 세월도 소리 없이 흐른다. 소년 시절의 꿈, 청춘의 소망은, 짧은 기쁨과 슬픔의 추억을 남긴 채, 삶의 뒤안길에 널브러지고, 흰머리칼과 주름만 남았다. 아주 단순한 하루하루가, 야금야금 사라지면서, 벌써 열두 달의 끄트머리에 닿자, 하염없는 회한(悔恨)만, 일몰 후의 저녁 안개처럼 다가온다. 파란 하늘에 구름 한 점 없고, 숲은 삭풍에 떨며 서 있고, 대지는 차가운 침묵만 흐른다. 사납고 차가운 바람에 떨어진, 빛바랜 나뭇잎 하나, 차가운 땅바닥을 구른다. 내일은 밤이 가장 길다는 동짓날이다. 팥죽을 끓여 잡귀를 쫓는다고, 온 집에 팥죽을 뿌리고, 팥죽의 새알을 나이만큼 먹었던, 옛 추억.. 더보기
무정세월 / 山生 김 종명 무정세월 하늘과 땅 사이에 까불대는 고추잠자리, 훈풍에 날리듯 반짝 나타났다가, 강바람에 수직으로 떨어져, 이른 코스모스 꽃밭에 처박힌다. 여름이 끝나는 길에, 가을이 서 있다. 사계(四季)는 오고 가고, 현재는 늘 내 곁에 있는데, 나만 변해서, 자꾸 과거가 되어간다. 애꿎은 주름살만 만지작 거리는 사이, 진주교 아래 남강은 흐른다. 2023.8. 18. 오후에... 山生 김 종명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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