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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

야속한 봄비 / 山生 김종명 야속한 봄비 긴 목마름의 단비인가 하였더니, 느닷없이 초여름 비처럼, 세차게 뿌려댄다. 조용히 내리면 좋을 텐데, 세찬 바람을 부하뇌동하고, 하염없이 퍼붓는다. 참 야속하다. 봄꽃은 아직 한참이나 남았는데, 어쩌자고 훼방질인가? 사방에서 봄꽃들의 통곡 소리가, 비바람을 타고 흐른다. 땅바닥을 구르며 울부짖는 봄꽃들... 엊그제 건넨 짧은 사연들이, 아우성과 함께 야속한 비바람에 떠밀려, 사방으로 흩날린다. 매정하고 야속한 비바람에, 봄꽃은 기댈 힘조차 없는데 어쩌란 말인가? 비바람아! 제발 꽃잎은 건드리지 말아다오. 꽃잎이 지면 봄날은 떠난다. 그리고 나 또한, 봄에 기댈 힘조차 없어진다. 변덕스러운 봄이지만, 이렇게 봄비가 내리면, 왠지 모를 외로움에 젖는다. 갑자기 따뜻한 커피 한잔이 그리워진다. 아.. 더보기
야속한 여름비 / 山生 김 종명 야속한 여름비 비가 내린다. 초록이 지친 공간 사이로, 억수 같은 비가 쏟아져 내린다. 내리는 비는, 뜨거운 대지를 식혀주지만, 봄 한 철 목마름에, 가슴까지 태우고, 오뉴월 염천을 인내하며, 꽃을 피운 가녀린 여름꽃은, 야속하고 모질게 때려대는, 빗줄기에 휘청거린다. 내리는 비는, 꽃잎을 타고 빗물이 되고, 눈물이 되어, 땅바닥으로 서럽게 흘러내린다. 뜨거운 꽃바람에 견딜 수 없는 더한 그리움에, 몸서리치며 찾았던 황금빛 꽃밭. 가냘프게 긴 허리, 보름달 같은 얼굴, 엊그제 꽃길에서 건넨, 짧은 사연들이, 야속하게 퍼붓는 비로, 꽃의 아우성과 함께, 고운 추억들이 빗물 따라, 사방으로 흩날린다. 매정하고 야속하게 퍼붓는 비에, 꽃들은 기댈 힘조차 없는데, 어쩌란 말인가? 꽃이 지면 나 또한, 계절에 기..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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