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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

노년의 겨울밤 / 山生 김 종명 노년의 겨울밤 겨울로 접어드니, 차가운 바람소리만 들릴 뿐, 산야는 침묵만 흐른다. 이따금 나뭇가지에서 떨어지는, 낙엽소리만 들리고, 주접떨던 새소리도 멈추었다. 모두를 떨게 하는 겨울, 해 떨어지자마자, 칠흑 같은 어둠이 깔린다. 단잠 못 이루는 밤, 겨울밤이 길다는 것을. 노년은 뒤늦게 알아채린다. 문틈사이로 달려드는 냉기에, 화들짝 놀라며 쓸데없는 회상에 잠긴다. 아직 삼동도 지나지 않았는데, 오지도 않을 봄을 그리며, 수탉도 잠자는 느린 새벽을, 뜬눈으로 기다린다. 이렇듯 노년의 겨울밤은, 삼동 추위보다 더 혹독하다. 2023.12.5. 잠 못 이루는 새벽에... 山生 김 종명 더보기
노년의 독백(獨白) / 山生 김 종명 노년의 독백(獨白) 나는 별로 가진 것이 없다. 그렇다고 빈곤한 것은 아니다. 살면서 이것저것 다 하고 살려면, 끝도 한도 없는 것이다. 지나친 욕망(欲望)은, 패가망신(敗家亡身)을 자초하고, 허울뿐인 사치의 늪에 빠진다. 호의호식(好衣好食)은, 언감생심(焉敢生心)이요, 나에게 사치일 뿐이다. 덜 먹고, 덜 편안할지라도, 내 능력대로, 내 방식대로, 지금 이 순간순간, 소소한 기쁨으로 살고 있다. 두 발로, 가고 싶은 곳에 가고, 두 눈으로, 보고 싶은 것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이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건강을 잃기 전에, 일상적이고 사소한 삶에서, 늘 새로운 기쁨으로 꽃처럼 살자! 사는 게 별거인가? 몸 성하고 맘 편한 게 제일이더라. 2023.7.11. 초복날에... .. 더보기
세월무상(歲月無常) / 山生 김 종명 세월무상(歲月無常) 문틈 사이로 비집고 들어온, 차가운 외풍에 화들짝 놀라며, 겨울밤이 길다는 것을, 뒤늦게 알아차린다. 불타는 열정, 쉼 없는 정열로, 밤낮 가리지 않고, 숨 가쁘게 살았던 때는, 왜 그렇게 밤이 짧았는지,.. 계절이 바뀌고 해가 지날수록, 노년의 세월은, 삼동 추위보다 더 혹독하다. 그저 세상의 모퉁이에서, 부질없는 상념만 떠 올리며, 긴 겨울밤 선잠을 일상으로 한다. 달랑 한 장 남은 달력, 애써 모른 척하며 고개를 돌리지만, 흐르는 세월은 어쩔 수가 없다. 이 또한 세월무상(歲月無常) 일 게다. 2022.12.28. 山生 김 종명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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