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황성공원 맥문동
경주 황성공원 맥문동 새벽부터 달려간, 황성공원의 소나무 숲에는, 진한 솔향기와, 보랏빛 물결이 일렁댄다. 맥문동(麥門冬)은, 추운 겨울에도 초록을 잃지 않는, 강인한 생명력으로, 봄가뭄의 목마름과, 긴 장마를 굿굿하게 버티면서, 뜨거운 여름 소나무 숲 아래, 보랏빛 향연을 펼쳤다. 기쁨의 연속이라는, 꽃말을 제쳐두고라도, 푸른 소나무 숲과 어우러진, 보랏빛 맥문동은, 그야말로 폭염 속의 오아시스였다. 이른 아침부터 수많은 시민들이, 솔 숲 아래 맥문동 꽃길을, 맨발로 걷는 모습은, 발에 닿는 시원한 감촉(感觸)과, 흙의 기분 좋은 질감(質感)을, 전신(全身)에 전하며, 자연과 일체감이 된다는 것에, 보는 것 만으로 동화되어, 보랏빛 꽃길을, 나도 덩달아 맨발로 걷는 것 같아, 찜통더위마져 잊은, 기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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