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의 참꽃 / 山生 김 종명
길섶의 참꽃 꽃은 계절 따라 핀다. 그중에 철 모르는 꽃도 핀다. 꽃피는 순서를 잊었는지, 기다림에 지쳤는지, 눈길 가지 않은 길섶에, 살포시 철 모르는 꽃이 피었다. 봄꽃은, 싱그럽고 풋풋한 향기를 내뿜고, 가을꽃은, 농염한 여인의 체취를 내뿜는다. 억겁의 세월 속에, 철 지나 길섶에 핀 꽃은, 아무도 모르게 피었다 시들어진다. 철 지나 뜨겁게 피는 꽃은, 그 향이 진하다. 온갖 풍상을 거쳐 꽃을 피웠으니, 그 향이 진할 수밖에 없다. 그 누구의 손길이나, 눈길을 받지 않고, 고결하게 그리고 맑게 핀 꽃이다. 아무런 욕심 없이 꽃을 피웠기에, 어쩌면 이 세상의 참꽃 인지도 몰라? 누구나 볼 수 없는, 길섶의 철 지난 꽃을 볼 수 있어, 난 정말 행복하다. 내 가슴에도 꽃이 핀다. 길섶의 순수한 참꽃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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