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밤의 추억 / 山生 김 종명
여름밤의 추억 뜨거운 햇살이, 서산 너머로 잠기고, 어둠이 담장을 넘어오면, 마당에 멍석을 깔고, 소박한 저녁 밥상을 펼친다. 시도 때도 없이 달려드는, 모기떼를 쫓느라, 마당에 목개불(모깃불)을 피운다. 쑥 냄새와 건초 연기로 밥을 비비고, 콧물까지 목구멍으로 넘긴다. 숭늉 그릇에 담긴, 초저녁 밝은 달빛도 먹는다. 그리고는, 멍석에 드러누워, 풀벌레 개구리울음소리 들어며, 별똥별을 헤아리고, 밤 이슬이 내릴 때까지, 조잘대며 수다를 떨다, 스르륵 깊은 잠에 빠진다. 닭이 홰를 치고 새벽을 열 때까지... 내 어릴 적에는 그랬다! 덜 먹고, 덜 편안할지라도, 정겨웠던 옛날이 그리운 것은, 선천성 그리움일까? 2023.7.27. 초저녁에... 山生 김 종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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