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와 그리움 / 山生 김 종명
비와 그리움 또 비가 내린다. 밤을 딛고 일어서는 새벽같이, 여름이 끝나가는 길에, 가을이 서 있지만. 여름은, 물러 설 마음조차 없는지, 가뭄에 생명수도 아닌, 부질없는 비만 뿌려댄다. 올여름 도대체 몇 번째인지, 기억조차 하기 싫다. 우중(雨中)을 핑계 삼아, 무심결에 잊고 지냈던, 그리운 사람들을 떠 올리며, 마음 깊은 곳에 있던, 내 안의 감성을 끄집어낸다. 그리고는, 전화번호를 누른다. 검지의 위력으로, 바깥세상과의 간단한 소통, 하지만,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거나, 연락이 단절된 것을 뒤늦게 알고, 한 숨이 나고 너무 서글프서, 그리움이 빗물처럼, 내 가슴을 타고 내린다. 비는 그칠 생각이 없는지, 연신 쏟아져 내린다. 2022.8.30. 비 내리는 오후에...山生 김 종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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