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산에서 / 山生 김 종명
겨울산에서... 겨울산은 지금 침묵하고 있다. 간간이 들려오는 것은, 이름 모를 산새 소리뿐... 모든 것이 정지된 듯한 고요한 시간, 산중턱에 서서, 눈앞에 펼쳐진 하늘과, 눈 덮인 나무들을 본다. 마음속에 조용히 스며드는 평화로움, 살갗을 파고드는 냉기만 아니라면, 언제까지라도, 그렇게 서 있을 수 있을 것만 같다. 겨울잠을 자는 동물들도 꽃나무들도, 모두 숨을 죽이고 봄을 기다리겠지... 겨울은 분명 추운 계절이지만, 그래서 오히려 서로의 체온에, 감동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그 겨울의 한해 끝자락, 내가 낯선 길 위에 만난 것은, 분명 따뜻한 봄이었습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장갑은, 어쩌면 우리들의 체온일지도 모릅니다. 하늘과 땅 산과 바다, 사계의 틈바귀에서, 꿋꿋이 살아가는 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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